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이 채 마무리되지 않은 가운데 이번에는 공기청정기와 에어컨 등 생활 가전제품의 필터에서 유독물질이 무더기로 검출돼 제조 판매사의 자진 수거권고 조처가 내려졌다.

환경부는 논란이 됐던 공기청정기 등의 필터 5개 제품을 수거해 조사한 결과 고체상태라 문제가 없다는 업체의 주장과는 달리 유독물질인 OIT가 공기 중에 방출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확인된 유독물질, 옥틸이소티아졸론 OIT는 가습기 살균제에 사용된 CMIT와 같은 계열로 지난 2014년 환경부에 의해 유독물질로 지정된 성분인데 장기간 노출되면 피부부식성과 심한 눈 손상 등을 가져올 수 있는 독성 물질이다.

환경부가 OIT 검출로  자진 회수를 권고한 3M사 등의 필터 제품은 모두 88종, 삼성전자와 코웨이 쿠쿠 청호나이스프렉코 등 유명회사가 모두 포함된 7개 공기청정기 업체의 필터 58종과 LG와 삼성 가정용 에어컨의 필터 27종이 포함됐다.

실험 결과, 5일간 가동한 공기청정기 내 필터에서는 OIT가 최소 25%~46%까지 방출되었고, 8시간 가동한 차량용 에어컨 내 필터에서는 최소 26%~76%까지 방출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환경부는 미량이지만 필터 사용 과정에서 OIT가 방출되는 것이 확인된 만큼 사전 예방적 조치로서 선제적으로 논란이 된 제품명을 공개하고 관계 부처 공동으로 제품안전기본법 제10조에 따라 회수 권고 조치를 내리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이런 OIT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 중소기업에서는 항균필터 대신 필터 교체도 필요 없는 반영구적으로 사용 가능한  램프와 물을 이용한 살균 공기청정기를 개발해 곧 시판을 앞두고 있다.
 
이와 더불어, OIT가 아닌 항균물질로 처리한 필터에 대해서도 자진 수거 등 先 조치 후 안전성 검증에 신속히 착수할 예정이며, 차량용이 아닌 가정용 에어컨에 대해서도 필터 내 성분을 조사하는 등 안전성 검증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등 관계 부처와 협의하여 제품 내 사용되는 항균필터에 대한 안전 관리를 강화할 예정이어서 건강에 위해 우려가 없는 램프를 이용한 살균 공기청정기 등의 개발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