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구제역에 의한 가축매몰지 주변 지하수에서 병원성 세균이 검출돼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먹는샘물 공장 인근 구제역 가축 집단 매몰지 지하수 오염으로 인한 먹는샘물 수질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도가 크게 떨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경기도 연천에 있는 롯데소유의 백학음료와 풀무원의 포천 먹는샘물 공장 인근에 구제역 당시 만 마리에 가까운 가축이 집단으로 매몰됐기 때문이다.

포천시와 연천군에 따르면 지난 2011년 구제역 발생 때 포천지역 풀무원 샘물 공장 인근 490m에서 960m 사이에 돼지 5,845마리 소 857마리 등 모두 6,710마리의 가축이 집단으로 매몰됐고, 연천의 백학음료 먹는샘물 공장 인근에도 3천여 마리의 병든 가축이 매몰된 것으로 확인됐다.

구제역 발생 3년이 지난 최근 환경 과학원이 이천 등 가축 집단매몰지 지하수에 대한 수질검사에서 병원성 세균이 검출돼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두 먹는샘물 공장 인근 가축 매몰지 주변 지하수에도 환경과학원의 이천지역 지하수 검사에서처럼 병원성 세균 검출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풀무원의 경우 최근 구제역 가축 집단 매몰지로 인한 수질오염 피해를 우려해 먹는샘물 공장에서 취수한 물 수질에 이상이 없다는 공인 인증서를 공개하는 등 소비자의 신뢰도 유지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문제는 샘물 업체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좀처럼 이를 신뢰하려 하지 않는데 있다.

지금까지 풀무원샘물을 마셨던 한 소비자는 "이 회사의 먹는샘물을 믿을 수 없게 됐다며 앞으로 어떤 물을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먹는샘물 신뢰도에 소비자의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먹는샘물 업체의 이러한 피해는 전적으로 정부에 그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농식품부가 구제역 발생 시 가축 매몰지를 사전환경성 검토도 거치지 않은 채 먹는샘물 공장 인근에다 선정했기 때문이다.

지하수와 먹는샘물의 수질오염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구제역이나 조류인플루엔자 등이 발생 때마다 우왕좌왕하는 응급 처방식의 매몰지 선정 대신 안전하고 영구적인 사전 매몰지 선정으로 먹는샘물과 같은 지하수 수질오염 피해 우려를 없애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를 위해 환경부와 농식품부는 협의를 거쳐 구제역 발생과 같은 재난에 대비해 가축단지를 중심으로 환경영향평가를 거쳐 안전한 매몰지를 사전에 선정해 놓아야 한다.

이러한 준비를 소홀히 할 경우 지하수 오염은 물론 먹는샘물과 같은 수질오염 피해와 이에 따른 소비자의 피해를 정부가 책임져야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