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그린뉴스 = 안일만 대기자) 정부가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겪고도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화학물질 관리를 여전히 주먹구구식으로 한다는 지적이 강하게 일고 있다.

건강을 위협하는 화학물질 사용이 늘어나고 있지만, 정부 정책은 화학물질관리 규제를 기업 편에서 완화하는 등 오히려 역행의 길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을 지원한다면서 새로 화학물질 338개 품목에 대해 심사 규제를 완화해주어 시민단체들의 비난과 반발을 사고 있다.    

환경부는 정보를 숨기면서까지 피해를 키웠던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야기시키고도 규제를 완화해 준 이 품목들에 대해 정보 공개 조차 하지 않고 있다.

2019년, 일본 수출규제 사태가 터지자 정부는 기업 지원 대책을 내놓았는데 당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화학물질 관리, 노동시간 등에 따른 애로는 신속하게 해결할 것"이라고 했다.

화학물질 시설 인허가 기간을 단축하고, 신규 화학물질 등 159개 품목에 대해 유해성 자료 제출을 생략해도 된다는 내용이었다.

지난해엔 코로나19 라는 악재가 겹치자, 규제 완화 대상을 338개 품목으로 더 확대했다. 

어떤 물질인지 이름조차 알 수 없는 화학물질을 포함해 모두 338개 품목들에 대해 당연히 안전성 여부를 공개해야 하는데도 아직까지 공개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환경부는 "산업부가 검토하는 사안이여서 목록 자체를 모른다"고 했고, 산업부는 "해당 품목들이 전략 산업 물자"라며 답변을 거부하고 있다면서 서로의 책임과 역할을 떠 넘기는 모양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강은미 의원은 "우리나라가 기업을 지원해주는 이유가 대체 무엇인지 본말이 전도된 건 아닌지, 라는 생각이 든다"며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보다 도대체 무엇이 우선인지를 모르는 사람들이다"라고 했다.

그런데 환경부는 새해부터 유해성 화학물질을 신고하는 소비자에게 5만 원에서 30만 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겠다는 홍보자료를 내놓아 소비자를 기만하고 있다. 

해당 부처들은 다만 "규제 완화 기업들에 대해 사후 관리를 통해 안전을 점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대해 시민단체들은 화학물질 품목에 대한 정보공개청구 소송도 검토 하고 있다며 "산업부의 비밀주의와 환경부의 무능을 규탄한다! 유해 화학물질 안전 관리 품목 일체를 공개하라!"며 길거리 시위를 벌이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에선 화학물질로 인한 중독사고 통계를 해마다 발표하고 대책을 제시하도록 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반면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겪은 우리나라는 통계 발표는 커녕, 기업의 영업 자율성을 이유로 규제 완화 품목의 목록조차 밝히지 않고 있어 국민의 건강 알기를 개똥처럼 여긴다는 바난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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