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도두 보기

부동산 시장을 이야기 하는 것은 참 어렵다.

특히 요즘 같이 일반적으로 어두운 시장 전망이 대세인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세상일이 모두 그렇듯 음지가 있으면 양지가 있으며, 바람이 어느 쪽에서 불든 이익 보는 사람과 손해 보는 사람이 있는 법이기에 작금의 부동산 시장도 도두 보기를 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터무니없이 ‘실상 보다 더 좋게 본다’는 뜻이 아니고 ‘꺼진 땅에 돌담을 쌓으려면 다른 데서 흙이나 돌을 가져다 도두어’ 지반을 고르게 한 다음 돌을 놓아야 한다는 의미의 이야기다.

오늘의 부동산 시장을 다른 시각에서 보기 위해서는 부동산시장의 개념부터 풀어 본 다음 일단 부동산의 특성은 생각지 말고 일반 경제의 시장원리를 대입해 볼 필요가 있다.

사안이 복잡화게 꼬일수록 원칙이나 처음으로 돌아가야 풀릴 실마리를 찾기 쉽다는 말이다.

부동산 시장에서 시장이란 표현은 어느 말에 붙여도 자연스럽다.

그만큼 시장을 표현하는 용어가 많다.

먼저 내 집 마련 같이 ‘공간이용 시장’과 수익 목적의 ‘투자 시장’으로 나눌 수 있다.

위 두개의 시장도 지역이 어디냐에 따라 ‘제주도 부동산 시장’과 ‘ 인천 · 서울 · 부산 부동산 시장’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들 각 지역의 부동산 시장도 용도에 따라 ‘농업용부동산 · 상업용 부동산 · 공업용 부동산 · 주택 시장’이란 말로 쓸 수도 있다.

분양시장이나 전원주택 시장 같은 말도 우리에겐 익숙하다.

이렇게 시장의 종류가 많은 것은 부동산이 ‘위치의 상품’이며 ‘환경의 상품’이고 이용과 투자 대상 상품이기 때문이다.

어느 시장이 자신에게 적합한 대상 시장인가는 각개 개인의 사정에 따라 다르다.

그래서 신문이나 방송에서 “부동산 시장 운운” 하는 내용은 주식시장의 그것처럼 개인에게 딱 들어맞는 말이 될 확률은 아주 낮다.

급락한 주가지수를 본 일반 투자자들이 실망하듯 ‘전반적인 거래 실종으로 부동산 시장은 바닥’이란 표현에 대해 각개 개인들이 크게 영향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이런 말은 정부나 기업의 입장에서 분석 일 수 있고 어떤 시장을 말하느냐에 따라 다를 수 밖에 없기에.

멀리서 흙이나 돌을 가져 와야 하고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한 대규모 저택의 돌담을 쌓는 일이 아니라면 주위에서 재료는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

개개인이 부동산 활동을 하는 경우 시장은 자신과 가장 가까이 있는 주변을 봐야 한다.

옛날 우리 시골 5일장을 떠올려 현재의 부동산시장을 볼 필요가 있다.

시골 아낙이 장에 강아지를 팔러 나왔다.

강아지는 집도 지켜 주지만 다 큰 다음 팔 수 도 있다.

소위 이용과 투자가 가능한 상품이다.

한 아낙이 가지고 나온 강아지 만 있고 다른 강아지가 장에 나오지 않았다면 ‘독점 가격’으로 비싸게 팔 수 있다.

사람들은 강아지 값이 너무 비싸거나 이미 다른 사람이 사갔으면 토끼를 살 수밖에 없다.

소위 대체재를 찾고, 보완재도 찾아 볼 것이란 말이다.

경제학에서 수요 공급은 ‘재화와 서비스의 매매와 교환이 이루어지는 추상적 범위’인 시장에서 균형 가격에 도달하게 하는 원리이다.

하지만 전제가 있다.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 이란 전제 하에서만 이 원리가 맞다.

부동산 시장을 보는 시각에서도 “다른 조건이 동일” 한 것인지를 봐야 한다.

각개 개인의 사정이 각각 다르므로 자신이 어떤 시장에서 어떤 부동산을 원하는지 결정해야 한다.

만약 원하는 부동산을 시장에서 구 할 수 없거나 그것이 너무 비싸면 시기를 조절해 다시 그런 부동산이 나오기를 기다리거나 대체재나 보완재를 생각 해 봐야 한다.

이렇게 자신의 시장을 정하고 가까운 지역에서 부동산 활동을 하다 보면 뜻밖의 행운을 만날 수 있다.

임차한 전셋집의 주인이 사정이 있어 그 집을 시세 보다 싸게 파는 경우나 이웃집이 경매에 나온 경우도 만날 수 있다.

좀 더 범위를 넓혀 동내에 새로 지어지는 다세대나 빌라등 신축 건물의 건축주와 친하게 지내다 보면 건축비에 최소한의 건축주 이익이 더해진 집을 구 할 수 있다.

드문 경우지만 건축비에 못 미치는 가격으로 집을 살 수도 있다.

1월이나 7월의 혹한, 혹서기에 잔여 세대에 대해 건축주는 사업장을 빨리 정리하고 싶은 마음에 원가 이하로 파는 경우도 있다.

건축업자가 건축과정에서 창호공사를 한 업자에게 공사비 대신 집을 한 채 준 경우를 만나면 더 싸게 집을 살 수 있다.

5일장에 강아지 열 마리를 가지고 나온 아낙이 파장 즈음이나 돈을 빌린 사람을 만나면 남은 강아지를 싸게 팔고 가는 것처럼.

자신에게 가까운 범위가 꼭 지금 살고 있는 동내로 한정할 필요는 없다.

자신의 직장이 있는 동내 또한 그 범위에 속한다고 보면 된다.

대다수의 사람이 직장 근처의 부동산에 대해서는 관심 밖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출판사를 경영하는 모씨의 경우 월세 대신 은행 융자를 받아 임차한 사무실 인근에 그동안 계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봐 온 단독주택을 매입에 사무실로도 쓰고 재태크에도 성공적으로 한 사례는 이미 오래된 이야기 이다.

부동산 시장을 자신과 가장 가까이 있는데서 봐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전국의 부동산시장을 대상으로 하는데는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있어야 하는 것 이외에 부동산 상품의 고유 특성 때문이다.

동내 부동산 시장에서 늘 보아 온 부동산은 각종 임장 활동이 쉽고 특히 부동산의 가격이나 가치 파악이 쉽기 때문이다.

물론 이렇게 지역(동내) 시장에 기반을 두고 부동산 활동을 한다 해도 일반 경제의 흐름과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상황은 파악하고 있는 것이 좋다.

하지만 소위 이런 전반적인 흐름에 얽매여 부동산 의사결정을 할 필요는 없다.

일반적인 요즘의 흐름은 이분법이나 흑백 노리로 보는 것은 무리이기 때문이다.

 

 
인구의 감소추세로만 보면 집의 수요가 계속 줄 것 같이 보이나 가구 구조의 변화( 이혼, 만혼, 노년층 인구의 증가로 1~2인 가구는 증가 추세 임)로 보면 수요가 준다고 일률적으로 말 할 수 없다.

또한 갈수록 양극화가 심해지는 사회 , 경제 구조에 따라 부동산 시장또한 양극화가 가속화 되고 있는 현상 등을 감안하면 한쪽 시각에서 시장 예측을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아무리 침체라도 개선된 평면에 친환경 첨단 주택(태양열, 지열이용주택이나 그린벨트내 보금자리 주택 등)의 수요는 점점 늘어날 전망이며 소형 주택 수요도 지역의 편차는 있겠지만 계속 늘 전망이다.

투자시장 쪽에서도 수익법에 의한 부동산 평가에 기초해 분석된 유망부동산은 작금의 금융권 이자율 고착화 내지는 하락 상황과 주식시장의 불안으로 대체 투자처가 없는 상황에서는 한마디로 호, 불호를 말할 수 없다.

이런 여러 사정을 감안 해 우리 부동산 시장을 도두 보려면 ‘매수자 시장 이냐 매도자 시장이냐는 접근 보다 각 개 개인의 ’각각 다른 사정‘에 기초해 자신의 동내 시장에 집중해야 한다.

우리의 전통 5일장에서는 아직도 가끔 그 지역의 좋고 싼 특산물을 푸근하고 편안하게 살 수 있다.

그래서 부동산 시장은 ‘추상적 범위’의 경제적 시장으로 보기 보다는 우리의 전통 5일 장 같이 ‘물건의 거래가 이루어지는 일정한 장소’인

‘장마당’과 더 많이 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