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우리도 컬렉티브하우스를 시도 할 때
전세가가 고공 행진하고 차상위 계층의 주거안정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작금의 우리 상황을
해결하는 하나의 좋은 방법으로 일본의 켈렉티브하우스를 제안 한다.
컬렉티브하우스는 사업자, 거주자 조합, 입주자와 ‘거주안정이 사회 보장의 근간’이라고 생각
하는 정부가 함께 나서야 가능한 주거형태이다.
사업자(건설 등)의 경우 국내 건설 경기의 정체와 사업을 하고 싶어 하는 개인 땅 주인에게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컬렉티브하우스는 아파트가 주는 편리함과 보안성, 대형이나 고층이 주는 ‘차별화된 계급의식’
등 집에 대해서 우리사회가 설정해 놓은 기존의 상식을 거부하고 나름 ‘집 문제와 이웃관계’를
고민하고 해결해 보려는 이들에게 분명 새로운 주거 형태이다.
이런 ‘주거’에 대한 생각이 다른 시민단체나 사회사업가들이 컬렉티브하우스(이하 컬하우스
라 함)를 사회 운동으로 확산 시켜 일반인(거주 희망자-입주자)의 참여를 유도해야 빠른 정착
이 가능하다.
우리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스웨덴이나 일본의 컬하우스의 시행착오를 적극적이고 창의적으로 원용하여 우리 현실에 맞게 접목하면 차상위 계층의 주거 문제는 일정 부분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언제나 함께할 수 있고 언제든 혼자일 수 있는 집”인 컬하우스는 일본에서 이미 여러 가구가
함께 사는 제3의주거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컬하우스는 “한 개의 동 혹은 주택단지 내에서 독립된 복수의 주택과, 일상생활의 일부를 같이
할 수 있는 공용 공간 · 시설”을 갖춘 주거다.
공용 공간은 부가가치적 존재가 아니라 각 집의 연장이며 소통과 교류의 장소이다.
이곳에서 생활은 서로 돕고 서로 위로하는 주거공동체로 무슨 일이 생기면 이웃들이 도와주고 위로하는 적절한 거리감이 존재한다.
집을 비워도 안심이고 아이들도 부모 이외에 다른 어른과 접하며 살아가게 한다는 장점이 있다.
가족도 아니고 오랜 친구도 아닌 다양한 연령, 직업,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한 건물에서 각자의 독립된 생활공간을 유지하면서 공동의 공간에서 공동 식사나 공동생활에 필요한 정기 모임을
갖고 소통한다.
소통을 통해 고립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지식 나눔이나 재능 기부를 통해 가사, 여행, 법률, 육아 문제 등에 적절히 대응한다.
공용식당, 공용거실, 공용주방, 공용데라스, 공용어린이 공간, 공용세탁실, 공용게스트룸,
공용식품저장소, 공용운동실 · 24시간 사용 가능 목욕 시설등 개인이 혼자서 갖추기 버거운
시설을 갖춰 공동 사용한다.
또한 각 가정에서 가지기에 너무 크거나 번거로운 대형 조리기구 · 농기구, 공구 등을 구비해
필요에 따라 공동 사용한다.
정신적으로는 “독립된 공간은 지키면서 고립된 시간은 줄이는 삶의 방법”을 찾는 각종 대안이
컬하우스에서 시도되고 있다.
컬하우스는 집을 “이제 더 이상 기거에만 필요한 ‘상자’가 아니라 ‘사람이 주인인 삶의 무대’
로 추구 하고 있다.
특별히 사귄다고 의식하지 않아도 문만 열고 나오면 다른 거주자와 자연스럽게 얼굴을 마주
할 수 있고 공동 식사 시간이나 정기 운영 모임에서 여러 사람과 교류가 가능하다.
일본은 이미 오래 전부터 1인 가구의 증가(장수, 만혼, 비혼, 이혼)현상이 심화되었고 우리나라 또한 시차를 두고 이에 따라 가고 있다.
여기에 더해 기후변화등 환경 재해(동경대지진, 해일)로 해체된 가족에게 적절한 주거 대안이
되고 있다.
세탁, 외식 등 가사 노동의 모든 서비스가 돈으로 해결 할 수 있는 현상은 개인 간 교류의 단절이 가속화 시키고 있다.
이런 개인 간의 교류 단절과 가족형태의 다양화 · 소규모화는 필연적으로 물질적 정신적 빈곤을 초래한다.
경제적으로는 ‘주택 소유에 대한 신화’가 무너지고 있는 현상이 큰 몫을 하고 있다.
구입 순간부터 하락하거나 정체되는 주택의 가치(가격), 경제 성장의 불투명, 세계 경제의
불확실로 인한 일자리 부족의 심화로 가처분 소득이 점차 줄어들고 주택 노후화와 수반된
재건축의 어려움에 직주근접(직장 근처에 주거)현상이 더해 주택은 이제 소유 보다 이용으로
바뀌어 있다.
이런 사회 · 경제적인 흐름은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시골 마을의 장점을 최대한 살린’
컬하우스가 도시마을의 여러 복합적인 문제를 비교적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라는데 대부분 동의한다.
스웨덴의 경우 1980년대 공공주택의 한 유형으로 시도 되었다.
지방자치단체의 공공주택 담당부서에 켈렉티브하우스 입주 신청자를 모집, 신청자가 충분히
모이면(100명 이상)위탁 받은 설계자나 전문가가 기본 설계 후 현장 건축 단계에서 입주자를
공개 모집하고 입주 희망자와 논의를 거쳐 집의 설계, 규모, 배치를 마무리한다.
미국은 콘도미니엄 형태로 민간 주도로 분양하는 공동주거(코 하우징)가 일반적이며 일본도
아직은 지방자치단체 쪽 보다 민간 주도로 컬하우스를 공급하고 있다.
일본 최초의 ‘임대형 켈렉티브하우스’인 ‘칸칸모리’의 28가구의 원룸, 쉐어룸, 패밀리 타입이
있으며 아이부터 건강한 80대 고령자까지 여러 연령층이 거주한다.
젊은이들은 노인에게서 지혜를 얻고 노인은 어린이와 젊은이에게서 자극을 받고 그들의 성장에 관여해 자신감과 자존감을 증대 시킨다.
‘칸칸모리’는 입주 2년 전부터 사업자가 주택관리 및 임대경영을 하다 2007년부터는 거주자
뜻에 따라 구성된 ‘주식회사 켈렉티브하우스’에서 임대를 총괄하며 새로운 입주자를 찾는 일도 거주자가 한다.
이곳에서 지난 10년 동안 “꿈같은 생활”을 해온 70대 거주자는 이집을 ‘마지막 거처’로 삼고
마지막 순간까지 살 수 있는 시스템 만들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의 사회 · 경제적 여러 여건으로 보아 정부(임대료 보조, 융자, 세제상 혜택 등)와 민간이 적극적으로 나서 컬렉티브하우스를 주도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컬하우스의 원조인 스웨덴에서 ‘사회사업가’라 불리는 뜻있는 민간 사업자가 당시의 사회적
욕구를 간파하여 컬하우스를 만들었다.
“그러한 풀뿌리 조직이 사회를 움직였고, 이후 공적인 주택으로 확장 되어 갔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시사 하는 바가 크다.
켈렉티브하우스가 우리나라에 도입되고 정착되는 획기적이고 창의적인 발상 전환을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