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수의 오염과 보존을 위해 지하수법이 만들어져 시행되고 있으나 일부 지자체들이 지하수
개발에 대한 관리 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아 지하수가 고갈되는 등 지하수 개발로 인한 환경파괴와
부작용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경남 남해군 창선면의 신설골프장 사우스케이프 오너스클럽(대표 이종배)의 경우 골프장 잔디용
으로 필요한 하루 700톤의 물을 골프장 내에 확보하지 않은 채 골프장에서 2km나 떨어진 농지를
사들여 지하수를 개발, 사용하고 있다.

골프장 측은 이를 위해 지하수 개발 당시인 지난 2010년 2월, 지하수 법에 따라 영향 평가를 하지
않아도 되는 3 HP(마력)의 동력장치를 설치해 자체 관리하면서 지하 100m에서 1일 100톤 미만인
98톤의 물을 취수해 왔다.

하지만 물이 달리자 골프장 측은 2012년 중앙 컨설턴트에 지하수 영향조사를 의뢰하고,
그 조사내용에 따라 남해군청으로부터 지하수 치수 깊이는 종전대로 100M로 하되 양수 동력
장치를 종전보다 2배 이상 높인 7.5 HP로 허가를 받았다.

허가 당시 영향 조사내용에는 지하수 유지 용량이 400톤밖에 되지 않아 지하수 고갈을 막기 위한
적정 동력장치규모와 취수량은 7.5마력에 1일 200톤으로 제시됐다.
 
하지만 골프장 측은 영향평가에 따른 허가내용을 지키지 않은 채 20 HP(마력)의 동력장치를 불법
으로 설치한 것은 물론, 100M로 유지해야 하는 치수 지점을 140M까지 파 내려가 지하수를 마구
뽑아 올리면서 이 일대 지하수 고갈을 앞당기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처럼 동력 장치를 더 상향 조정 하려면 지하수 영향조사를 다시 받아야 하는데도 골프장 측은
이를 이행하지도 않았고, 이미 받은 영향조사도 무시해 버리는 등 지하수법을 있으나 마나 한 것으로
만들어 벼렸다.

주민들은 이처럼 "영향조사를 무시한 골프장의 지하수 과다 취수로 인한 지하수 고갈로 인근 2개의
저수지 가운데 1곳은 물이 모두 말라 버리고 다른 한 곳도 저수량이 많이 줄어들어 바닥을 들어
난데다 조상 때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마르지 않았던 산 계곡 바위틈에서 나오던 약수까지 말라
버렸다며 이 일대의 물 부족으로 올해 논농사 피해가 크게 우려된다고 했다.

더우기 바다로 흘러가는 소하천의 물까지 말라버려, 파래 등이 서식하는 이 일대 해안 주변에 백화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해안 생태계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고도 했다.

지하수법에는 지하수를 무분별하게 개발하거나 관련법을 위반할 시엔 사안에 따라 최고 1년 이하의
징역에 500만 원의 벌금 외에 지하수 개발을 중지하게 돼 있다. 

하지만 남해군은 사우스케이프 오너스클럽 골프장의 지하수법 위반에 대해 당초 허가상태의
시정명령만 내렸을 뿐 불법행위에 대한 고발이나 과징금을 물리지 않은 채 골프장 측을 관대히
봐 주는 식의 형평성에 어긋난 행정으로 오히려 골프장의 눈치를 살피는 듯한 약한 모습을 들어
내고 있다.

환경전문가들은 영향조사대로 물을 취수 않고 취수지점을 계속 파 내려가 무분별한 치수를 할 경우
해수와 담수대의 불균형을 가져와 바닷물이 역류하면 그 지역의 지하수는 생활용수는 물론 농업
용수로도 사용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현 상태의 종합적이고 정확한 영향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한 예로 제주도의 경우 동부 해안지역에 하루 2만톤의 농업용수를 개발하기 위해 20곳에 지하
200M에서 500M까지 굴착 관정을 설치했으나 관정에 따라 지하 54M 지점 등 여러 곳에서
바닷물이 유입되면서 농업용수 공급을 중단하고, 관정을 폐쇄하는 조처를 내린 바 있다.

무분별한 지하수 개발로 해수와 담수대의 균형이 깨지면서 가져온 당연한 결과였다.

창선면 주민들 대부분은 골프장 외 지역의 무분별한 지하수 개발 사용으로 농민들은 올해 농사철에
사용할 물 부족 현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우려된다며 지하수 영향에 대한 재조사를 통해 이 일대의
현재의 물 매장량과 적정 취수량 등을 정확히 분석해 인근 지하수의 고갈상태가 방치되지 않도록
하고 해안 생태계에 대한 환경영향 조사도 함께 실시해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지하수는 특정 개인의 것이 아니라 공공자산이자 지표수의 대체자원으로서 잠재력이 매우 크다.
하지만 지하수 관리는 남해군의 창선 섬의 경우처럼 아직까지 주먹구구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지하수 매장량을 정확히 파악하고 개발 가능한 지하수의 양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지하수 정보
시스템 구축"이 시급한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