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한 시민단체를 앞세워 정수기 물을 국립환경과학원을 통해 조사한 결과, 절반 정도에서
수돗물 기준치를 넘는 일반세균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돗물 불신으로 정수기 보급은 크게 확대됐지만 정수기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상수도 보급률이 98%에 이르지만, 수돗물에 대한 불신으로 정수기를 이용하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정수기 시장규모는 약 2조 원에 육박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수돗물 사랑마을'로 지정된 전국의 아파트 10곳의 수돗물과 정수기 물을 검사한 결과
수도꼭지 273곳은 모두 수질 기준을 통과했으나 정수기 124곳의 49%인 61곳에선 수돗물 수질
기준을 초과하는 일반세균이 발견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일부 정수기에서는 수돗물 기준의 110배에 이르는 일반세균이 검출됐는데 이는 염소성분이
걸러지면서, 일반세균 증식 가능성이 있는데도 이에 대한 관리가 소홀한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번 조사에 직접 참여한 한 연구관은 "과도하게 안전성만을 이유로 정수기를 선택하는 것은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낡은 수도관의 사후 관리문제나 냄새에 대한 거부감 그리고 액상 에폭시 코팅 급수관의 발암물질
유해성 여부 등이 없다면 수돗물로 충분하다는 얘기다.

환경부로부터 예산을 받아 정수기 물 조사를 주관한 한국여성소비자연합 한 관계자는 "굳이 필요가 없는 가정들은 정수기를 사용할 필요가 없고 수돗물도 안전하다는 것을 지속적인 캠페인을 통해 홍보할 예정이라고" 했다.

하지만 수돗물에 대한 이런 홍보 보다는 수돗물의 음용률이 3.7%에 불과한 이유가 무엇인지부터
명확히 밝혀내 그 처방을 제대로 하는 것 만이 수돗물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다.

따라서 환경부는 시민단체를 앞세워 정수기 물의 세균이나 조사해 밝힐 것이 아니라 문제가 되고
있는 급수관의 발암물질 "비스페놀A" 함유에 대한 위해성 여부를 과학적 의학적 차원에서 분명히
밝혀내 국민 건강에 안전성을 먼저 보장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 수돗물에 대한 불신의 벽을 어느 정도 헐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