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앞바다를 덮은 기름 유출사고의 늑장 신고와 대응으로 청정지역 남해 해역이 죽음의 바다로 변하고 있다.

지난 1월31일 부두에 접안하던 유조선이 송유관을 파손시켜 원유와 나프타 등 16만 리터 이상이 유출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GS칼텍스가 사고당시 신고한 800L 보다 무려 200배 이상 많은 양이다.

GS칼텍스는 이처럼 많은량의 원유가 유츌됐는데도 그 유출 양을 축소하고 사고가 발생한지 40분이 지나서야 늑장 신고를 했다.

양을 속여 신고 한것도 모자라 늦장신고까지 하면서 방제 대응이 늦어져 기름은 여수 앞다를 삼켜버린데 이어 남해군 해안까지 펴져 나간 것이다.

이때문에 청정해역은 죽어가고 해양 생태계는 파괴 위기에 놓여 있다.

기름으로 오염된 남해군 해역 일대의 전복 가래비 등 양식장 기능은 기름띠가 범벅이 되면서 마비되고 주변 해양 생태계도 오염이 심한 상태다.

이같은 오염으로 파괴된 생태계가 복원되는 데는 20년이상이 걸린다.

이번 사고는 유조선이 정상속도 이상의 고속으로 부두에 접근하다 송유관을 들이받아 일어났다.

배가 평소보다 빠르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도선사는 후진하면 배를 멈출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는 것인데 23년 경력인 도선사의 안이했던 생각이 불러온 인재라고 할수 있다.

GS칼텍스는 사고 발생 40분이 지나서야 기름 유출을 신고해, 원유가 유출된 즉시 지자체와 해경에 신고하도록 한 규정을 어겼다. 송유관 밸브를 수동으로 잠그느라 시간이 걸렸다고 해명했다.

게다가 GS칼텍스는 유출된 양도 800리터쯤이라고 축소 신고해, 해경은 방제정과 경비정 등 15척만 투입했다. 그러나 기름띠가 계속 확산되자 해경은 하루 뒤에 방제용 선박을 200척으로 늘렸지만 기름띠는 남해군 해역까지 퍼지고 말았다.

늑장 신고와 유츌량 축소 허위 신고로 초동 대처를 제때에 제대로 하지 못해 가져온 당연한 결과다.

바다를 책임지고 있는 해양수산부 윤진숙 장관은 하루가 지난 뒤에야 현장을 찾았다. 피해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받아 심각하지 않게 생각했다고 한다. 바다를 지켜야 할 수장으로서 바다를 지키겠다는 의지가 너무 약해 보인다.

지난 1995년 여수 시프린스호나 2007년의 태안 앞바다 기름 유출 사고를 경험한바 있다.

피해액도 크지만 해양 생태계는 사고 이전 수준으로 복원되는 데는 적어도 20년이 걸리는 만큼 방제작업에 총력을 기울여 오염을 최소화 하는것은 물론 근본적인 재발 방지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할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