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수돗물의 급수관을 액상에폭시 코팅관으로 설치 확대하면서 급수관에서 발암물질인 비스페놀A가 다량으로 검출된다는 국내외 유명 연구기관의 검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이런 사실에 대해 확인은커녕 침묵으로만 일관하고 있어 수돗물 관리를 포기한 것이 아니냐는 비난 여론이 언론을 중심으로 거세지고 있다.
이그린뉴스가 지난해 7월 창간 특집 "먹는 물 적신호"를 통해 베일에 가려진 수돗물에 얽힌 비밀을 낱낱이 파헤치기 시작, 우선 국내 화학시험연구소와 영남대학 조재호 교수팀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그리고 독일 본 대학 대학병원 연구팀이 에폭시 급수관을 물에 담가 검사한 결과 발암물질인 비스페놀 A가 다량으로 검출됐다는 충격적인 내용을 취재해 기사화했다.
여기에 미국 화학시험 연구소가 실시한 아시아인에 대한 소변검사에서는 한국인이 두 번째로 비스페놀 A의 섭취량과 잔류치가 높게 나타나 더 큰 충격을 던져 주기도 했다.
이와 함께 수돗물을 이 지경까지 몰고 간 배경 뒤에는 환경부와 수처리선진화사업단(단장 남궁은)이 버티고 있다는 내용도 빼놓지 않았다.
지난 2005년 당시 수도배관관리를 소홀히 해 해마다 5000억 원가량의 수돗물이 땅속으로 새고 아파트 등 옥내 노후배관 교체에 20조 원이 소요될 것이라는 지적에 따라 환경부는 수처리 선진화사업단에 700억 원의 막대한 예산을 지어주며 옥내외 배관 관리에 대안을 찾아 줄 것을 요청한다.
이에 수처리선진화사업단 측은 국민건강은 뒷전으로 한 채 발암물질로 문제가 되고 있는 일본에서도 사용하다 중단한 일본식 엑상에폭시 코팅관 설치에 관한 연구보고서를 환경부에 제출, 환경부는 아무런 재 검토 없이 이 안을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수돗물은 발암수라는 문제를 낳고 말았다.
이 때문에 일부 언론에서는 유해성 물질의 사실 확인을 위해 전문연구기관 등에 에폭시 급수관의 발암물질 함유 여부 검사를 의뢰하거나 그동안 연구기관의 검사결과를 취재하기에 이른다.
수돗물을 발암수로 만든 주역이자 배후역할을 한 수처리 선진화사업단의 남궁은 단장은 취재진과의 전화 취재에서 "수돗물에 비스페놀A가 함유돼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고 자세한 문제는 환경부에 알아보라는 얘기로 성의 없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더욱이 액상에폭시 코팅관 사용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이나 일본도 하고 있다며 현재 선택한 국내 액상에폭시 코팅은 일본기술을 그대로 적용한 것이어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변명했다.
하지만 취재진이 알아본 결과 미국은 유해성 문제로 액상에폭시 코팅관을 상수관으로 아예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일본 역시 여러 가지 문제로 사용해오던 방법을 오래 전에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남 단장이 취재진에게 거짓을 사실인 양 말함으로써 학자로서 할 수 없는 양심을 파는 실수를 저지른 셈이다.
이 같은 내용이 인터넷 매체인 이그린뉴스를 통해 알려지면서 남해안시대와 제주 브레이크뉴스 그리고 다우 경제연구소 등 인터넷 매체들이 수돗물을 발암수라는 표현까지 해가면서 수돗물에 대한 심각성을 퍼나르기 시작, 국민에게 알리는 데 앞장서 왔다.
이 과정에서 국회도 관심을 두고 수도 급수관의 발암물질 검사결과에 대한 자료를 공유하자며 취재기자에게 전화를 걸어와 자료를 보내주었다. 또 일부 공중파 방송에서도 이 내용을 보도하겠다며 취재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수돗물에 발암물질 얘기가 나오면서 국민들의 불안은 커져만 가는데도 환경부는 이 문제만은 침묵만을 고수한 채 대책을 세우기는커녕 모른 채 하고 있다.
혹 관심을 보이다가 수돗물에서 발암물질인 비스페놀A가 나오기라도 할 겨우 수돗물은 그 기능을 모두 잃게 돼 그 책임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은 아닌지···, 설령 그렇다 해도 물은 생명과 같다.
국민 건강을 위해 그대로 묻어두고 갈 수는 없는 것이 아니겠는가?
수돗물을 정수하는데 소요되는 돈만 연간 6조 6천 억 원을 넘는데도 음용수율은 아직 3.9%로 한자릿수에 머물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고려한다면 환경부는 음용수를 관리하는 수장으로서 무엇인가 행동으로 분명히 해야 할 시점임을 알아야 한다.
우선 각 연구소의 검사결과 자료를 면밀히 분석해 문제점은 없는지 문제점이 있다면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 공인 연구기관에 의뢰해 과학적이고 의학적인 객관적 분석으로 그 결과를 국민에게 정확히 알리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검사 방법은 그동안 액상에폭시 코팅을 한 옥내 급수관의 물을 시료로 하되 여행이나 휴가 등 장기간 물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를 고려해 7일 15일 30일 간격으로 뽑은 물을 시료로 발암물질함유 여부를 가려내야 할 것이다.
여기에 에폭시 코팅 급수관 중 노후배관을 잘라내거나 급수관에 연결해 통과한 물을 검사하면 발암물질의 함유 여부는 얼마든지 가려 낼 수 있을 것이다.
검사결과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된다면 지금까지 교체 설치해 놓은 5,000Km에 달하는 액상에폭시 옥내외 급수관을 다른 안전한 배관으로 교체해나가고 이를 선택한 배후를 가려내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할 것이다.
또 그동안 급수관의 발암수로 인해 국민의 암발생율이 높아졌거나 높아질 우려는 없는지 임상실험 등을 통한 해법을 찾아내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검사결과 발암물질이 검출되지 않을 경우에도 음용수 수질관리 항목에 비스페놀A 를 반드시 포함시켜 수시로 점검을 통해 재확인하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상수도관에 코팅된 액상 에폭시관도 오래되면 녹이 슬게 되고 그렇게 되면 비스페놀A 물질은 물에 섞여 떨어져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발암물질이 함유된 배관을 안전한 것으로 교체하지 않은 채 상수도 급수관으로 계속 사용하는 한 그동안 쌓여온 수돗물에 대한 불신의 벽은 더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