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김기석 기자)서울시와 창원시 하수처리장 찌꺼기에서 1급발암물질인 비소가 검출되었는데도 위해성여부를 확인도 하지 않은채 8만톤 이상을 논밭 등에 무단매립한 것으로 드러나 매립장소 확인과 더불어 토양오염여부 조사 등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하태경 의원(바른정당‧부산해운대구갑)이 서울시‧창원시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일부 지자체가 정수장의 정수처리과정에서 흘러나오는 오염물질인 정수처리오니(이하, 정수찌꺼기)를 적법하게 처리하지 않고 무단으로 업체에 넘긴 사실이 드러났다. 

그런데 이 찌꺼기에는 기준치 이상의 1급 발암물질 비소(As)가 포함돼 있었는데도 위해성여부를 확인도 하지 않은채 논, 밭 등 농경지에 성‧복토재로 쓰인 사실까지 밝혀졌다. 

[표 1] 비소 함량 분석결과 및 기준
(단위 : mg/kg)
구분	분석결과			함량기준
	원료	제품		폐기물		토양	재활용제품
	정수찌꺼기	중간가공 내화물 (G-lite)	요업제품 (내화벽돌)	비료 관리법	시멘트 대체원료 (철 외의)	토양오염우려기준 (1지역)2)	요업제품 함량기준 (바닥재)3)
칠서	8.43	13.32	0.92	50	50	25	20
대산	322.51	-	-
석동	10.29	-	-
강북1)	-	32.471)	5.411)

 
서울시는 관련법상 정수찌꺼기를 발생시키는 사업장폐기물배출자로서 배출자는 정수찌꺼기에 유해물질이 포함된 지정폐기물인지 미리 확인해야할 법적 의무*가 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폐기물공정시험(이하, 용출시험)결과가 반드시 필요한데도 서울시는 지금껏 단 한 번도 관련 자료를 제출 받지 않고 무단으로 반출시켜 법적책임을 져야 할것으로 지적되었다. 
 
또한 관련 규정 대상일 경우 정수찌꺼기로 농경지 등 매립에 쓰일 성‧복토재로 재활용 하려면 토양오염우려 기준도 고려해야하지만, 이때 필요한 토양오염공정시험(이하, 함량시험)결과도 받지 않았다. 

이렇게 흘러들어간 서울시의 정수찌꺼기는 작년 한 해에만 8만 1,031 톤. 지정폐기물로 분류될 수 있는 정수찌꺼기가 농경지 등에 그대로 매립된다면 토양 오염뿐만 아니라 논, 밭에서 자라는 국민들의 먹거리까지 중금속 오염 위협에 노출될수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서울시는 13.3월 서울연구원의 검사 자료를 인용하며 정수찌꺼기를 활용한 재활용 제품은 인체에 무해하다고 밝혔지만, 본 의원실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이는 사실과 달랐다. 

또한 지난 15.7월에 열린 국립환경과학원 전문가회의에서도 정수찌꺼기의 고농도 비소 검출에 대해 “창원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국적으로 광범위하게 시료채취하여 정수처리 오니의 함량분석이 필요”하다며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서울 강북정수장의 정수찌꺼기 재활용 제품 함량분석 결과, 32.47ppm 으로 요업제품 함량기준인 20ppm을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850도 이상의 고온에서 구워내 비소 성분을 휘발시킨 제품인데도 기준치를 초과했다는 것은 정수찌꺼기 자체의 비소 함량은 훨씬 더 많았다는 것을 쉽게 알수 있다. 

창원시는 더 심각한 상황으로  창원 대산정수장의 정수찌꺼기 비소 함량은 최대 322.51ppm이 검출됐다.

시멘트 대체원료 기준치인 50ppm을 6.5배나 초과했고 토양오염우려기준인 25ppm을 12.9배나 초과한 것이다.

그러나 창원시도 마찬가지로 용출시험과 함량시험 결과 없이 작년 752톤의 비소찌꺼기를 무단 반출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수장 찌꺼기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폐수처리장이나 하수처리장에 비해 정수장은 비교적 깨끗할 것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관련 규정이 미비한 까닭이다.

실제 폐기물관리법 상 재활용환경성평가 대상은 12만 톤 이상으로만 규정돼 있어 하수처리장이나 폐수처리장에서 나오는 찌꺼기보다 비교적 훨씬 적은 양의 찌꺼기를 배출하는 정수장은 이 기준을 적용받지 않아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