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에서  나오는 VOCs, 휘발성 대기오염물질이 공중으로 그대로 새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현재 시행하고 있는 대기오염물질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정착되지 않기 때문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전국 1만 3천여 주유소 중  유증기 회수 장치를 설치한 주유소는 전체 주유소의 21.5%인 2천8백여 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유증기 회수장치 설치를 대기환경 규제지역인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지역과 특별대책지역에만 의무화 해놓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휘발유 주유시 발생하는 많은 양의 휘발성 대기오염물질이 공중으로 배출되고 있어 문제다.
 
더 큰 문제는 회수장치가 의무화돼 있는 지역의 주유소 마저도 회수한 유증기 상당 양을 배출구를 통해 공중으로 날려버리는 데 있다. 
 
취재결과 수도권의 한 주유소의 경우 고장난 유증기 회수장치를 그대로 방치한 채 지하에 저장된 휘발유 탱크에서 나오는 유증기가 공중으로 새는가 하면 또 다른 주유소는 회수장치의 잦은 고장에 따른 수리비의 과중한 부담으로 수리 자체를 아예 미루고 있었다.
 
이 주유소 경영주는" 회수기를 설치한지 2년도 채 안돼 모터 4개 중 2개가 고장나 새것으로 교체하는데 대당 120만 원씩, 부품 교환시엔 70~80만 원의 수리비가 소요됐다며, 경기가 갈수록 나빠지고 있는데 이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설령 회수장치가 고장이 나지 않는 주유소의 경우도 회수한 기름탱크의 휘발성 대기오염물질이 공중으로 그대로 새고 있었다.
 
이 같은 현상은 주유소마다 회수한 유증기를 액화해 휘발유로 바꿔주는 장치가 설치돼 있지 않은 데서 비롯되고 있다.
 
더욱이 저유소에서 주유소까지 기름을 퍼 나르는 유조차의 경우도 지하 탱크 저장시 회수한 2만 리터 당 18에서 20리터 양의 유증기를 저유소에 가져가 어떻게 처리하는지를 모르고 있는가 하면 그냥 공중으로 날려버린다는 운전기사의 증언도 들을 수 있었다.
 
수도권과 특별대책지역의 경우 기름 제조업체들이 공급하는 저유소에는 주유소 지하 탱크에 기름을 저장하면서 회수해온 유증기를 다시 휘발유로 바꿔주는 장치 설치가 의무화돼 있다.
 
하지만 SK와 현대오일에 전화를 걸어 저유소에 설치돼 있다는 휘발유 전환 장치에 대해 양측 회사 홍보팀에 카메라 취재를 요청했으나 답을 미룬채 아직까지 취재에 응하지 않고 있다.
 
취재팀은 주유소의 유증기 회수시설을 관리하고 있는 환경관리공단에 전화를 걸어 정유사가 운영하는 저유소의 유증기 액화시설 관리에 대해 물었으나 이를 관리하고 있는 김 모 팀장은 "수도권 지역과 특별대책지역 주유소의 유증기 회수기만 관리할 뿐 저유소 시설의 액화시설은 관리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 정유사가 기름을 공급하는 저유소 시설은 전국에 28곳으로 이중 유증기 회수시설을 갖추고 액화하는 시설을 갖춘 저유소는 15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주유소의 유증기 회수장치는 전문기관인 환경관리공단이 관리하고 정유사의 저유소의 액화장치 관리는 비 전문기관인 지방자치단체가 맡아하는 2원 체제로 관리를 하고 있다.

비전문 기관인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정유사의 저유소 유증기 액화 장치가 전문기관을 통해 관리하는 주유소의 유증기도 공중으로 새는  판에  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확인이 꼭 필요한 부분이다.
 
발암물질이 함유된 휘발성물질 VOCs를 잡아 대기환경오염을 방지하자고 시행하고 있는 주유소와 저유소의 유증기 회수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정부의 제도개선과 보완대책 마련을 서들러야 할 때다.